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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이란 무엇인가-이근용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상세정보
지역성이란 무엇인가-이근용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11/25
첨부 조회 2682
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지역성이란 무엇인가공동선 통한 공동체 미덕 추구를
지역 정서·문화 하나된 복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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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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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용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우리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던지면서, ‘정의’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윤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이런 저런 사례를 들면서, 정의의 개념과 가치, 실천이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저자인 마이클 샌델이 결국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정의로운 사회를 이룰려면 전체 사회의 행복을 극대화하거나(공리주의), 개인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자유주의)으로는 부족하며 ‘좋은 삶은 무엇인가’라는 공동선을 고민하는 공동체의 미덕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공정사회’와 ‘좋은 사회’를 구분해서 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정사회는 재화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의 문제이지만, 좋은 사회는 재화에 어떤 가치를 매길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샌델은 가치에 대한 논의가 끝이 없어 혼란이 생기더라도 토론에 종점이 없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정의이며, 도덕적 가치에 대한 논의 없이 경영하고 관리하려 드는 정치로는 그 어떤 민주주의 사회도 존속할 수 없다고 본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중에 다양성이라는 것이 있다. 이 다양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지역성이다. 중요한 가치이지만, 막상 지역성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리 쉽게 답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전에는 지리적 공간적 행정적 경계를 전제하면서 지역성을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교통, 통신, 미디어 발달, 지역간 교류, 이동의 활성화로 경계가 모호해지고 무의미해지는 네트워크 시대로 접어들면서, 지역성 개념을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난다.

지역성 개념이,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공통 특성을 의미하는 지리적 공간적 개념으로부터, 사회적 유사성이나 공통적인 사회적 문화, 관념, 전통 등을 중시하는 사회적 문화적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미디어의 보편적 이용은 지역과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글로벌과 로컬을 동시에 강조하면서 글로컬이라는 용어도 만들어 낸다.

한국의 경우 근대화 과정을 밟으면서 굳어진 중앙 집중적인 기형적인 구조, 지역의 소외나 종속성, 연고주의 같은 것들이 지역성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네트워크 시대의 지역성이 지리적 공간적 정태적 의미에서 사회적 문화적 동태적 개념으로 변화 확대해 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삶의 현장으로서의 장소, 환경, 풍토와 여기서 얻어지는 정서적 체험이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이것들은 지역성이 발현될 수 있게 하는 토대를 이루는 것들이다.

네트워크 시대의 지역성은 이들을 토대로 다양한 중층적 다차원적 요인과 행위주체들이 복잡하게 관계 맺고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발현되는 문화적 관념적 정신적 복합체라고 규정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지역성은 개인이나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가 각 층위의 ‘지역’에서 생활하고 존속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축적 형성하게 되는 인류 공통의 자산이면서 지속적으로 가꾸어가야 할 소중하면서 아름다운 가치이다.

지역성은 지역 신문이나 지역 방송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다. 지역 미디어는 지역성을 살린 기획기사나 프로그램을 보도 방영함으로써 지역민들이 일체감이나 연대의식을 가지고 공동의 선을 찾아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미디어 이용이 컴퓨터나 휴대폰과 같은 개인기기에 치중되면서 이용자들이 분산화, 파편화되는 현상을 보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러한 때, 사회통합 실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지역 미디어가 지역성을 구현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더 힘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에는 문제도 있지만, 꿈과 희망도 있다. 지역에는 중앙 종속적인 구조도 있지만, 자발적 참여와 공동체적 연대 의식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에는 같은 장소, 풍토 속에서 같이 고민하고 부대끼며 정을 나누고 사는 ‘인간’이 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다양성, 지역성 가치는 결국 인간의 존재적 본원성에 연결된다.

내일이면 지역의 꿈나무들이 대학 진학의 관문 하나를 통과한다. 대학은 새로운 식구를 받아들여서 지역의 역군으로 키워낼 준비를 한다. 지역성이란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의 대학에서 꿈을 키우고, 졸업 후 지역의 일터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일하고. 공동체적 선을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겪고 성취하는 정서, 지혜, 문화 일체이다. 지역성이란 우리 모두 소중하게 가꾸고 추구해 가야 할 가치임에 틀림없다.

이근용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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