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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과 언론보도의 쟁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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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과 언론보도의 쟁점 

 

이효성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1. 들어가기

뉴스는 일정 프레임(frame)에 의해 재구성된 현실(reality)이고, 그 현실은 수용자의 현실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언론은 세상의 사건과 사고, 이슈를 있는 그대로 보도할 뿐만 아니라 선택, 강조, 제시의 역할을 통해 수용자의 현실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특정 사안을 하나의 사회현실로 구성해 대중의 머릿속에 진실의 형상으로 자리 잡게 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언론의 현실 재구성이 진실되지 못하다면 사회적 폐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언론은 현실을 진실되게 보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공 사안을 보도함에 있어 프레임은 언론 혹은 수용자로 하여금 정치적 이벤트나 이슈를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하고 해석하도록 용인한다. 프레임에 대한 수용자의 반응과 현실 지각 등의 효과를 분석한 아옌거(Iyengar, 1991)는 TV 뉴스 보도를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틀짓는 일화 중심적 프레임(episodic frame)과 사회구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주제 중심적 프레임(thematic frame)으로 나누어 시청자의 반응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일화 중심적 프레임은 수용자들에게 사회 문제를 개인적ㆍ피상적으로만 이해하게 하고, 수용자의 즉각적이고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주제 중심적 프레임은 사회적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이해하는데 적절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수용자들이 현실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유도하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토록 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이는 주제 중심적 보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연구 결과라고 생각된다.

오는 2012년 12월 치러질 제18대 대선은 각종 미디어와 언론의 지대한 관심 대상 이다. 이처럼 언론이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보도하는 것은 제도권 언론의 관점에서 그만큼 뉴스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상업적 차원의 뉴스 가치가 높은 대선 캠페인이 언론 혹은 언론인들에게 반드시 ‘기회’로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많고,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보도 행태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본 고는 선거 캠페인과 관련해 그동안 제기됐던 언론보도의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흥미위주 보도와 정책보도의 부재

기본적으로 언론은 선거 캠페인을 보도함에 있어 유권자나 수용자의 유익보다는 그들의 흥미에 주로 영합하는 등 선정성에 치우침으로써 선거를 단순히 흥미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정책 보도에 인색한 반면 여론조사 결과 등 주변적 문제 등에 훨씬 더 비중을 두어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미국의 주요 언론은 경마저널리즘 등 흥미위주 보도에 치우치는 반면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슈나 후보의 통치 이미지와 정치적 혹은 개인적 성향 등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atterson, 1980). 우리나라의 언론 역시 주요 선거의 정책 이슈 보도에 있어 인색하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언론보도 분석에 따르면 선거기간 동안 주목할 만한 선거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2007년 대선 보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주요 신문들은 정책기획보도를 전혀 하지 않거나, 보도하더라도 피상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www.ohmynews.com, 2007년 12월 28일).

특히 미디어의 정책이슈 보도의 양은 정치 집단에서 발표하는 정책이슈의 양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선거캠페인 기간 동안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집중 보도하는 이슈의 양은 정당에서 내놓는 이슈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ber, 1997). 또한 대통령 임기동안 제기될 가능성이 큰 정책 이슈들은 대부분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선거캠페인 기간 동안 언론에 의해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또한 이슈를 보도함에 있어서도 그 이슈의 중요성 보다는 흥미성 등 뉴스가치에 주안점을 두어 보도 한다. 선거 캠페인을 보도하면서 언론은 주로 변함이 없는 이슈보다는 매일매일 변하는 논쟁적인 이슈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발생하는 기이한 사건들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어도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된다. 예를 들어, 1992년 미국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기간 동안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기사 여섯 건 중 한 건은 빌 클린턴(Bill Clinton) 예비후보의 섹스 스캔들, 대학생시절 마약복용 문제 등 개인 신상에 관한 기사들 이었다(Graber, 1997). 반면 언론은 빈곤, 환경오염, 노인문제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는 폭력이나 갈등과 같은 극적 요소가 개입되지 않는 한 외면했다. 실업, 인플레이션, 세금 등 경제적 이슈 역시 보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데 이 같은 이슈들은 간략하게 설명하거나 극화하기 힘들뿐 아니라 극적인 장면사진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이슈에 대한 언론보도의 양이 많다고 해서 그 이슈가 반드시 사회적으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고 보기 힘들다.

특히 언론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정당 지지도나 후보들의 순위 다툼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는 경마저널리즘 경향을 보인다. 패터슨(Patterson, 1980)에 따르면 1976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당시 미국의 신문, 방송, 잡지 언론의 선거 관련 전체 기사의 약 60%가 경마저널리즘 성격을 띤 것으로 드러났다. 패터슨(Patterson, 1989)은 또한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대한 타임(Time)과 뉴스위크(Newsweek)의 보도 내용을 분석해 경마저널리즘 경향이 지배적인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미국의 1992년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 참여한 후보자들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분석한 연구(Just, Crigler, Alger, Cook, & Kern, 1996)에 따르면 언론은 후보들의 인간적 면모와 함께 당선 가능성과 같은 경마저널리즘적 측면에 주로 초점을 두어 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네거티브저널리즘

패터슨(Patterson, 1989)은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언론의 보도패턴을 분석한 결과 미국 언론은 이슈를 보도한다 해도 추문에 대한 소문이나 사실, '더럽거나 저급한 캠페인' 주장 등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언론 역시 부정확하거나 추측성 정보에 의존해 상대 후보의 부도덕성이나 비리에 주목해 확대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다(백선기, 1996). 지난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나라 언론은 후보들 간 흑색선전과 추문 들추기 등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경향을 보였다(이헌용, 1988).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일단 추문 폭로의 대상이 되면 폭로 내용과의 관련성 여부를 떠나 선거에서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된다(백선기, 1996).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법률적 측면에서 손해배상이나 정정보도, 반론권행사 등 방법이 모색될 수 있지만 실행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구제제도는 공직 피선이 지상 목표인 후보자에게 무의미한 셈이다. 실제로 선거기간의 폭로성 네거티브 보도는 대부분 사실여부 파악이 선거 이후 까지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언론은 속성상 후보자들에 대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을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부정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수용자는 언론을 많이 이용할수록 정치인에 대해 불신감을 갖게 된다. 네거티브 저널리즘은 또한 선거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치게 해 유권자들 사이에 정치 냉소주의나 정치혐오감을 팽배하게 할 우려가 있다.

 4. 지역주의 보도

우리나라 언론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경쟁을 그들의 선거공약이나 정책보다는 지역연고와 관련해 보도하는 경향을 보인다(백선기, 1996; 조철래, 2009). 예를 들어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선거 보도에서 영호남 지역의 일간지들은 지역주의의 원인제공자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조철래, 2009). 구체적으로, 해당지역을 근거로 하는 정당이나 당대표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보도하는 등 편파적 지역주의 보도가 여전했다. 또한 경제문제등과 관련해서는 지역발전 차원을 넘어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되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보도행태는 해당지역의 중심의제와 관련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침은 물론 결국 선거결과와도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철래, 2009). 이같은 지역주의 보도는 선거 캠페인을 과열시키고 지역감정 혹은 연고주의 문제로 비화되곤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선거의 큰 문제점 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하는 정당들의 세력 행태를 주로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정서'로 표출함으로써, 우리나라 정치 및 선거 현상을 '감성'에 치우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백선기, 1996). 구체적으로, 2004년 총선에서 영호남 지역의 주요 일간지들이 보도한 지역주의와 관련된 기사들은 주관적으로 묘사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철래, 2009).

우리나라 언론은 심지어 유권들 간 지역감정을 부각 혹은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선거 캠페인기간 언론보도 분석에 따르면 영호남지역 신문은 해당 지역의 폭력사태를 상대지역주민들에게 확대 전달해 지역감정을 일깨우고 일반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박정순, 1990). 즉, 후보자 유세에 대한 흥미위주 가십성 기사는 폭력사태를 단편적 흥미위주로 나열, 보도해 상대지역에 대한 유언비어의 싹이 됐다는 것이다. 또한 박정순(1990)에 따르면 영호남 지방지의 경우 상대지역에서 발생한 사태는 크게, 자기지역에서 발생한 사태는 작게 보도해 지역주의를 조장함은 물론, 상대지역인의 지역감정을 우려하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말했다. 또한 2004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친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해 영남권의 신문은 ‘대통령이 자초한 일’로 보도한 반면 호남권 신문은 ‘야당의 쿠데타’로 규정하는 등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조철래, 2009).

5. 여론조사보도의 문제

여론조사는 민주주의 절차의 일부분으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부정적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는 언론은 유권자에게 필요한 후보자의 자질이나 정책적 입장과 같은 본질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반적인 보도 행태와 마찬가지로 흥미위주의 경마저널리즘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대 대선과 관련된 여론조사 보도 연구에 따르면 보수적인 신문은 물론 진보적인 신문도 주로 흥미위주의 관점에서 여론조사를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효성, 2010).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 행해지는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유권자로 하여금 승산이 있는 쪽에 가담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특정 후보가 선거 캠페인 초반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부상하면 이후부터 그 후보는 언론의 각광을 더욱 받게 되고 여론의 인지도 혹은 인기도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게 된다. 반면 초반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후보는 정반대의 불리한 상황에 빠져들어 일찌감치 유권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접 선거와 함께 본격화된 여론조사에 대한 언론보도는 대부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992년 14대 대선 관련 여론조사 보도는 여론조사의 객관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는 기준 항목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장용규, 1994). 또한 1997년 15대 대선 보도는 여론조사 보도의 틀을 갖추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 제공에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안형선, 1998). 이런 연유로 15대 대선에 대한 신문의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 독자들은 균형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는 등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김수희, 1997). 2002년 16대 대선 보도 분석에 따르면 여론조사 보도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신뢰성 문제가 제기됨은 물론 편중성이나 차별성을 보인 것으로 지적되었다(이삼용, 2002). 특히 여론조사에서는 사회적 이슈를 질문한 후 지지율을 묻는 등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실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8년 18대 총선에 대한 지역언론의 보도 패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론조사의 출처와 신뢰도, 오차범위 등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지 않는 등 조사 보도의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은 물론(이효성, 2008), 일부 지역신문은 불공정하게 보도한 것으로 나타나 시민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www.vote2008.or.kr).

 6. 시민저널리즘의 부재

 현대 저널리즘은 객관주의 원칙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저널리즘을 사건 중심적이고 갈등, 위기, 스캔들에 집중된 엘리트 지향적인 보도 특성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김정기, 2004). 이런 현대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의 중심에는 시민저널리즘 주창자들이 있다. 이들은 뉴스미디어가 자유로운 공적 담론을 보장하는 공론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 시민저널리즘 주창자들은 언론이 공중에게 공적 문제들과 관련된 유용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의 담론을 촉진시키며, 다양한 관점들을 포함하는 새로운 저널리즘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Kennamer & south, 2002; 김정기, 2004에서 재인용).

다시 말해, 시민저널리즘은 언론의 보도과정에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거나 연계시키는 저널리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은 시민을 방관자가 아닌 공적 문제에 대한 참여자로 인식하여 공적인 담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저널리즘의 출발은 1980년대 미국 사회에서 나타난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김은규, 2010). 이는 공공생활(public life)의 쇠퇴와 기존 저널리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의식과 관련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진영 간 비방과 모략이 주를 이루었지만 언론이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음은 물론 시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즉 선거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같은 맥락에서 기존 언론의 관행에 대한 변화요구와 언론계의 자기성찰이 시민저널리즘의 태동으로 이어졌다(Merritt, 1995). 애초 지역 신문에서 출발한 시민저널리즘은 1990년대 들어 활성화되기 시작해 점차 방송매체로 까지 확장되었다(김은규, 2010).

지역신문 기자들의 시민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난다(김은규, 2010). 기자들은 시민저널리즘에 대해 시민 및 지역사회의 의제설정, 다양한 의견 수렴, 시민과의 소통, 전문성 강화의 장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자들은 이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시민저널리즘의 접목은 지역신문의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민저널리즘에 대한 이런 긍정정 인식에도 불구하고 시민저널리즘의 가치는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윤환·최영, 2008). 지난 2007년 경기도 하남시에서 추진되었던 주민소환과 관련된 해당 지역일간지들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민주주의 가치의 고양과 구현, 정보의 공유와 참여의 확대, 현상 진단과 발전적 대안 모색 등의 측면에서 시민저널리즘의 가치 구현 정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원에서 김윤환과 최영(2008)은 시민저널리즘과 밀접한 이념적 공통성을 가진 주민소환제에 대한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저널리즘이 지향하는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여타 일반적 사안에 대한 보도에서 시민저널리즘의 가치구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7. 젊은 유권자의 정치참여

 청소년이나 젊은 유권자가 인터넷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 정치적 무관심 집단으로 치부되었던 이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정치정보를 습득하고, 태도와 행동을 형성함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가 갖는 즉시적 상호작용성과 감성적 친밀감의 증진은 젊은 층의 정치적 관심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기존 제도권 매체에서 소외되었던 그룹이 더욱 진화하고 있는 인터넷 상에서 사적, 공적 담론을 통해 존재감을 획득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선거 참여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Mitra, 2004).

또한 SNS 등 인터넷의 네트워킹 기능은 수용자들의 정치 정보 이용과 정치 참여 패턴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 수용자들은 포털사이트나 카페 이용과 같은 다소 정적인 정치정보이용이나 참여 방식에서 벗어나 정치적 이슈나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다차원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점점 많은 청소년이나 젊은 유권자들이 SNS를 이용해 정치적 이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재가공하고, 전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 토론 참여나 SNS 웹사이트 구축이 수월해지면서 이용자들은 이슈가 제기됨과 동시에 개인적 차원 혹은 조직적 차원에서 ‘동맹’을 결성할 수 있게 됐다(Berman & Weitzner, 1997). 개인은 이제 인터넷의 네트워킹 기능을 통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거나 행동할 수 있게 됐으며 이같은 행위는 공중의제 설정의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곤 한다.

첨단 통신기기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젊은이들은 평소 사적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며 구체적 정치 이슈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이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맺는 관계가 지속되고 깊어질수록 이 공간 밖에 있는 기존 정치·경제 시스템에 대한 이질감과 반감은 커질 수 있다(Rheingold, 2002). 이런 반감은 이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작은 파문이 순식간에 증폭돼 엄청난 정치적 에너지로 분출될 수 있다. 그동안 지극히 개인적 차원에서 이용되던 첨단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사적 네트워크가 심각한 이슈를 다루는 공적 네트워크로 돌변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제도권 언론이 기득권층이나 자사의 이익을 지키는데 급급해 다양한 공적이슈를 다루지 않고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계층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집단적 인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인터넷과 함께 모바일 미디어는 후보의 당락을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를 활용한 사이버선거운동은 단기적 동원 효과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가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런 첨단 통신기기가 없었더라면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장우영, 2006). 이는 특정 상황 하에서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인터넷과 모바일기기를 근간으로 하는 SNS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7. 나가기

 선거 보도는 심층적인 정책 보도 보다는 지지도 순위에 집착하는 등 흥미보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네거티브 저널리즘은 선거를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치게 해 유권자들 사이에 정치 혐오감이나 냉소주의를 낳을 우려가 있다.

․지역주의 보도는 선거 캠페인을 과열시키고 지역감정 혹은 연고주의 문제로 비화되곤 하며, 경제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되기도 한다.

여론조사 보도는 유권자에게 필요한 후보자의 자질이나 정책과 같은 본질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타 보도 행태와 마찬가지로 흥미위주 경마저널리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시민저널리즘 관점에서 언론은 보도과정에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언론은 시민을 방관자가 아닌 공적 문제에 대한 참여자로 인식해 공적인 담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젊은 유권들이 SNS를 이용해 정치적 이슈나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도권 언론이 기득권층이나 자사의 이익을 지키는데 급급해 다양한 공적이슈를 다루지 않고 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이들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의 선거보도가 유권자들의 판단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 혹은 심지어 정치혐오로 이어진다면, 언론은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기존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유권자에게 유익한 정책과 관련된 내용을 유권자 혹은 시민의 입장에서 보도하려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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