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을 위한 교육 상세정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을 위한 교육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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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을 위한 교육
: ‘민주적 사회통합’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의 원칙에 대한 모색
 
장 은 주 (경기도교육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데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4월의 세월호 대참사는 우리 사회가 단지 민주주의의 위기만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 대참사는 우리의 근대적 삶의 양식 전체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낳은 국가의 무능에 더해 돈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 전도, 극단적 이기주의, 직업윤리와 시민 도덕의 전적인 부재, 사회 엘리트들의 삐뚤어진 입신출세주의, 권위주의와 줄서기 문화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특별히 한국적인 문화적 병리들이 그 대참사를 통해 압축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짧은 시간 안에 손쉽게 치유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 대참사에서 가장 참담했던 사실은 배가 침몰하기 직전까지 승무원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자신들만 탈출을 시도했고 그 방송만 곧이곧대로 믿고 가만히 있었던 수많은 어린 학생들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일일 것이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물질주의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습관만을 몸에 익힌 기성세대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체제와 질서에 대한 일방적인 순응만을 강요하는 한국 교육 현실의 가장 추악한 단면이 그대로 반영된 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확실히 ‘착한 아이들만 죽었다’는 식의 세간의 입방아는 자칫 문제를 호도하고 상처를 덧낼 수 있는 위험한 냉소다. 진짜 문제는 한국의 지배적인 교육 패러다임이다.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식의 우리 사회 일반을 지배하고 있는 반민주적, 반시민적 문화의 배경 위에서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입신출세주의와 능력주의만을 강요하는 한국 교육(장은주, 2011)의 현실이 단지 착한 아이들만이 아니라 사실은 모든 아이들을 죽일 수 있음을 생생하게 확인했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더 많은 인권과 행복을 누리며 더 자주적이고 더 독립적인, 그러면서 시민적 책무와 연대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민주적 시민으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내야 할 필요가 너무도 분명해졌다.

민주시민교육은 단순히 도덕과나 사회과와 관련된 좁은 범위의 교육 목표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대로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과 가치와 태도를 함양하게 하는 일은 민주공화국 공교육 체제의 가장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정도 바뀌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교 전체가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민주적으로 구조화되어야 하고 교사들 간의 관계에서나 교사-학생 간 관계에서 그리고 학생들끼리의 관계에서 민주적인 문화가 확립될 수 있어야 한다.

또 민주시민교육의 의미가 단순히 학교 안에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문화를 바꾸고 나아가 우리의 근대적 삶의 양식 전체의 면모를 일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이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사회의 정치적 의사 결정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참여할 줄 아는 시민, 의견과 지향과 취향이 다른 동료 시민들을 관용하고 존중할 줄 아는 시민, 좁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매몰되지 않고 공동선을 고민하고 헤아릴 줄 아는 시민,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함께 그에 따른 책무도 질 줄 아는 시민, 상황을 판단하고 토론에 참가하는 데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유 능력을 보일 줄 아는 시민을 갖게 될 것이다. 단지 이런 시민들의 공화국만이 우리 사회를 ‘세월호 이후’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출처_사단법인시민_http://simin.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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