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얼마전 비비의 밤양갱이라는 노래가 굉장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숏폼과 SNS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밤양갱 첼린지 열풍이었죠.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밤양갱 음원이 공개된 이후부터 약 한 달간 주요 편의점의 매출이 전년대비 최고 100%나 증가했다고 해요. 저에게 양갱하면 어르신들의 간식으로만 생각이 되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 양갱이 처음에는 이런 모양이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양갱이 기록으로 처음 나오는 곳은 중국입니다. 춘추전국시대의 일화를 기록한 『전국책』에서 나오는대요. 중산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왕이 인재를 초청해 양갱을 대접합니다. 그때 준비한 양갱이 하필 왕의 대부인 사마자기에게 줄 차례에 똑 떨어져 버렸죠. 화가 난 사마자기는 강대국이었던 초나라에게 중산국의 약점을 알려주고 공격하도록 해서 중산국이 멸망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한 그릇 양갱으로 나라를 망하게 했구나(吾以一杯羊羹亡國)’

여기서 양갱은 양양(羊), 국갱(羹)을 씁니다. ‘양고기 국’이라는 것이죠. 양갱이 양고기로 만든 국이라고? 네 맞습니다. 원래 양갱은 양고기와 쌀가루, 밀가루 등을 넣어 걸쭉하게 만든 국이었습니다. 전혀 상상이 안가지 않나요? 

지금의 양갱과 비슷한 모양으로 변형된 것은 일본입니다. 14~16세기경 많은 일본의 승려들이 중국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승려들은 수행하다가 배가 고플 때 간단히 점심을 챙겨 먹었는데 그때 중국인들이 주로 먹던 점심이 만두와 양갱이었습니다. 그런데 만두와 양갱 둘 다 육고기가 들어간 음식이죠? 불교는 육식을 금지하지만 당시 중국의 불교는 육식금지가 그렇게까지 까다롭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7세기부터 내려진 육식금지령으로 인행 불교에서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육식을 하지 않았죠. 그래서 양고기 대신 밀가루와 팥을 섞어 쪄내고 국물을 부어 만들어 먹게 됩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국물을 빼고 밀가루와 팥을 찐 건더기만 먹게 된 것이 지금의 양갱과 비슷한 모습이 된 것이지요. 

양갱이야기를 하다 보니 양갱과 연관된 또 다른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2013년 개봉했던 영화 ‘설국열차’ 기억하시나요? 영화에서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이 나오는데 그것이 양갱이랑 비슷하게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SNS에 양갱과 비슷하다는 다양한 게시물이 올라오는데 그것을 해태제과에서 게시중단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영화 덕에 양갱 매출이 지금 만큼은 아니었지만 꽤나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사업과 활동에 지치기도 하는 요즘, 활동가 여러분 오늘은 다디단 양갱 하나로 당 충전하고 힘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에디터 -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