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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인생, 풍운아 채현국 선생님 강연 후기 상세정보
거침없는 인생, 풍운아 채현국 선생님 강연 후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3/24
첨부 조회 4702

 

 더 많은 어른이 필요하다 

                                        데스크의 주장  충청타임즈 연지민 기자l승인 2016.03.28

 

   
▲ 연지민 취재3팀장(부장)
 

지난주 충북 NGO 센터에서는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강연이 있었다. ‘늙었다고 봐주지 마라’는 말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은 채 이사장은 이날 청주 시민들에게도 현실을 진단하는 날카로운 말로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수한 모습의 그는 팔순이 지났어도 패기와 열정은 젊은이 같았고, 시대를 바라보는 눈은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지혜로웠다. 정치와 경제는 물론, 교육문제까지 사회 전반을 아우르면서도 개념 있는 시대정신을 강조한 그는 어른이 없다는 이 시대에 어른으로의 역할을 자임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채 이사장이 풀어낸 학교이야기는 어른들이 쉽게 간과한 채 살아가는 현실을 정곡으로 찔렀다. 학생인권조례나 학생권리헌장 제정에 대한 질문에 그는 학생들에게 저항과 반항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 현실이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순종적인 학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저항과 반항을 모르는 사람은 결국 어른이 되어서도 독립된 개체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그는 교사와 학생의 인권도 근본적인 가르침이 바로 서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진단했다.

공부를 잘하는 것과 성적이 좋은 것과는 구별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채 이사장은 공부는 포괄적인 배움을 말하지만, 성적은 지식을 외우는 것에 불과하다며 성적 우수자만 배출하는 교육계의 문제점을 갈파했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며 해답을 요구하라고 했다. 정답은 나만 옳고 다른 것은 틀린다는 인식이 들어 있다며 한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채 이사장은 국제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한·일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부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분단의 현실을 70년간 이어가는 한국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라며 광복했다고 우리 민족이 겪은 고통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처럼 가해국 일본의 몰염치함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경각심을 일깨웠다.

충북의 어른에 대해서도 기억을 풀어놓았다. 청주 중앙공원 전체가 집 마당이었다는 민병산 작가와 충북 문학에 디딤돌을 놓은 신동문, 한국 근현대시의 최고봉 정지용 시인 등에 관한 이야기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채 이사장의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지역 문인들의 일화를 통해 충북인으로서의 자긍심도 커졌다. 시대를 앞서간 우리 지역 문인들의 삶과 정신을 재조명해 충북의 인물상을 정립한다면 지역에 어른이 없다는 자괴감도 위안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광산업에서 학원 이사장, 인사동 철학자라는 칭호까지 다양한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채 이사장은 단순히 독특한 이력만으로 어른을 자임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를 경직되게 만드는 현안을 짚어주는 그의 목소리에는 마음을 다한 울림이 있었다.

자기 코앞의 일에 전전긍긍하고, 각박한 현실을 핑계로 사회문제를 외면하고 사는 우리에게 깨어 있어야 한다는 따끔한 일침은 부끄러웠지만 신선했다. 오랜만에 어르신에게서 들어보는 꾸지람 같은 질책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올곧은 어른의 참모습은 말이 아닌 실천에서 나오는 힘을 지닌다. 세상과 나누고자 하고, 사람과 함께 하고자 하고, 이웃과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박하지만 큰 꿈을 현실로 바꿔가는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일 것이다. 100세 시대, 더 많은 어른을 보고 싶다.

채현국 선생님의 이야기와 관객분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회장의 자리만큼이나 꽉 찬 토크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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