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가 충북인가? - 마을연구소 안남 황민호 뿌리연구원 상세정보
청주가 충북인가? - 마을연구소 안남 황민호 뿌리연구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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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엔지오센터 운영위원 워크샵 발제문>
 
청주가 충북인가? 
 
마을연구소 안남 황민호 뿌리연구원
 
지방분권을 외치면서 지금까지의 분권은 광역 거점도시에 더 살을 찌우는 방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수도권에 중앙집중의 폐해를 목놓아 외치면서 광역 안에서는 역시 가운데 꼭지점을 하나만을 키워내는 일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겹도록 들은 낙숫물 효과, 되는 놈 밀어주고 거기서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같이 먹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케케묵은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을정도로 말하면서 합리화했다. 청주에 돈이라도, 사업이라도, 기업체라도 하나 떨어지면 충북의 모든 일인 것 마냥 기뻐하자고 하면서 그것은 그 안에서도 제대로 기능을 못한채 더 달라 더달라고 끊임없이 욕망하고 있었다. 떡고물은 떨어지지도 않았거니와 나누려 하지도 않았다. 분명한 위계가 정해져 있는 그 관계에서 청주는 늘 맏형 노릇을 하려 했고 중심추 구실을 하려했다. 하지만, 다른 시군을 건사하지는 못했다. 충북이란 이름을 막 갖다 붙이면서 모든 지역을 고스란히 같이 돌보지 못했던 것이다.
 
군형발전의 딜레마는 결국 본인들에게 칼을 겨누게 된 논리 그대로였다. 국가의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충북도의 균형발전을 외면하는 처사는 무엇인가? 가장 없이 사는 곳, 어려운 곳에 손 내밀어야 하는 것이 인지 상정 아니던가? 하지만, 미워하면서 닮아간다고 정부의 서울 집중에 목놓아 성토하면서 충북도의 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입닫는 노릇은 스스로의 논리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는 옥천군도 마찬가지다. 충북 남쪽의 변방인 옥천이 충북도에 균형발전을 외치면서 정작 옥천군 자체의 균형발전은 엉망인 것처럼(옥천군은 전체 인구 5만명 중에 3만명이 읍에 살고 있다) ‘잘 되는 놈 밀어줘 경쟁력을 살려야 한다. 그래서 거기 떨어지는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어야 한다’는 그 패러다임은 지난하게도 가장 밑바닥까지 뿌리깊게 박혀 있었다. 그 패러다임의 변화 없이는, 약한 곳 먼저 챙긴다는 인지상정의 마음 없이는 변화는 없다. 어떠한 진보도 시민단체도 시민센터 할아버지가 와도 이런 강자의 성취에 약자는 희생해야 한다는 이 논리 가지고는 아무것도 살아남을 수 없다. 패권만이 존재하고 그것은 또 하나의 권력이 되는 것이다.
 
끊임없이 낮은 곳으로 약한 곳으로 향해가는 발길, 하나의 깃발을 꽂아놓고 모이라 하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발딛고 서 있는 지역에 꽂은 다양한 깃발들이 더불어 모여 하나가 되는 그림이 아니고서야 변화는 없다.
 
사람 많은 곳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니겠냐라는 논리를 갖다대면 할 말은 없다. 그럼 서울에 사람이 그리 많으니 그들끼리 찌지고 볶고 해도 할 말은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고루 잘 살려 한다면 모두가 잘 살려 한다면 가장 약한 고리부터 소외된 곳부터 챙겨야 한다. 공공성은 그리 될 때 발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쯤 정리가 된다면 시민사회에서 할 구실은 명확해진다. 사람이 없는 곳에 사람을 키워내고 사람을 보내는 일이다. 청주가 제대로 된 맏형 구실을 하려 한다면 재원과 사람을 기꺼이 나누려 해야한다. 우리도 없는 살림에 그게 가능하겠냐고 물으면 어느 천년에 될 리 만무하다. 없이 사는 살림이라도 같이 나누려 할 때 그것은 더 커지고 운동의 큰 동력이 되는 것이다. 재원과 사람을 나누기 이전에 마음을 나눠야 한다.
각 지역을 돌면서 우리가 충북이란 이름을 가져도 되는 것인지 물어야 한다. 아니 같이 해야 하는 마음이 우선해야 한다. 같이 아파하고 같이 기뻐하며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하는 일이란 아무리 시민사회 이름을 외치더라도 크나큰 괴리와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대장이 새끼대장을 만드는 형태가 아닌 중심이 또 다른 중심을 만드는 형태가 아닌 수평적인 연대의 고리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위계가 없는 평평한 곳에 평등한 사람들의 연대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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