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혁신에서 시작하는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 상세정보
조직문화 혁신에서 시작하는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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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 혁신에서 시작하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

정상훈(사회혁신공간THERE 상임이사)

 
영리 기업의 경우 지속가능성은 이윤극대화로 귀결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가가 등장하여 고객만족이 기업의 진정한 미션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리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속성은 달라지기 어렵다. 반면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소셜미션의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 사회적기업은 주목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성이 요구된다. 그 결과 사회적기업의 목표는 이윤극대화로 귀결되기보다 미션 달성을 위한 재무적, 비재무적 목표 추구로 이어진다.
 
사회적기업의 성장 전략은 사회적기업 경영 특성에 따라 영리 기업과는 다른 내용이 요구된다. 사회적기업 경영은 영리기업보다 훨씬 강력한 소셜 미션의 영향을 받는다. 경영관리, 인사관리 시스템이 미션과 정렬되지 않을 경우,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맥킨지의 연구에 의하면, 영리기업의 성장 전략은 제 1단계에서 기존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원가절감, 사업 구조조정), 2단계에서 신규 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 3단계에서 신규 사업 분야에 대한 실험과 탐색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진다.
경영자원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보면 설비증설, 신제품개발, 프로세스 혁신, 조직문화 혁신 등의 내적 역량 성장(Internal Growth)의 방법이 있고, M&A 나 전략적 제휴, 수평적 수직적 통합, 다각화, 글로벌 경영 등의 외적 성장(External Growth)으로 구분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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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기업은 기본적으로 자기 존재와 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은 미션과 생태계 등 관계를 중시하는 비즈니스 조직이다. 영리기업에서 선택하는 다양한 성장 전략도 소셜미션과 불일치하는 경우 사회적기업은 선택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취약계층 고용을 미션으로 하는 기업이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것은 거의 최후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한편, 사회적기업은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다. 재무적 성과뿐이 아니라 더 큰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해, 자기 조직의 이윤극대화를 넘어서는 공동 사업이 다양하게 추진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관계를 기반으로 거래가 일어나는 공동체, 혹은 사회적 시장의 확대는 사회적기업의 강력한 성장 전략이기 때문에 생태계 활성화 전략은 사회적기업 모두의 성장전략이다. 신규사업에 진출할 때, 핵심역량에 기반을 두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것이 영리기업의 전략이라면,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미션을 중심으로 하는 신규 사업 을 통해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성장 전략을 고민하기도 한다. 실제 7월 희망제작소의 핵심인재육성센터에서 주관한 성장기 기업가 워크샵에서 논의된 성장전략을 살펴보면 영리기업과 다른 고민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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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전략> 출처: 성장기사회적기업가 워크샵
 
영리기업 방식의 외적 성장 전략을 사회적기업이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인증 사회적기업은 영업이익 창출이 10%대에 그치고 있고,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있거나,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내적 성장 전략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부족한 재원이나, 짧은 역사로 인해 기업 내부에 핵심역량을 보유하기 쉽지 않고, 기반 시스템 구축 역시 만만치 않다. 사회적경제의 철학과 가치를 가진 좋은 인재를 찾기 어려운 것도 성장 전략 실행에 큰 장애물이다. 창업 5년차 이상의 성장기 사회적기업가들을 만나면 새로운 성장의 필요성을 누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들은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군 분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성장 전략을 추구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시작하고 집중해야 하는가? 조직문화 혁신에서 시작하는 것을 제안한다. 소셜 미션을 실현하고, 사람을 중시하는 조직운영원리를 가진 사회적기업의 조직혁신 전략, 성장 전략은 조직문화 혁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흔히들 조직문화를 하나의 직원의 사기진작 행사나 홍보나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성적 분위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 정의도 명확하지 않다. 하나의 행위규칙, 조직의 가치관, 철학, 조직분위기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념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명확한 것은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구성원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경영활동의 전제가 되는 기본적인 가정과 신념이 바로 조직문화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이는 경영시스템 즉 성과관리, 회계 관리, 의사결정 체계, 조직 설계, 업무 분장 등 경영관리 시스템과 평가, 보상, 이동, 채용, 퇴직, 육성 등 인사관리 시스템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공식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나 리더십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활동들을 포괄하는 사람과 조직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다. 기업문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가 샤인의 분석에 따르면 “조직의 성장 단계에 따라 조직문화의 기능 및 변화를 위한 메카니즘이 달라진다” 사회적기업의 경우는 아마도 소셜미션에 따라, 협동과 연대라는 사회적경제의 철학과 가치가 기업 성장 단계보다 문화에 대한 규정력이 더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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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의 역사를 보면 과학적 통계를 통한 관리시스템에서 전략을 중시하는 시대를 지나 1980년대에는 조직문화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이후 경영혁신과 리더십으로 초점이 변화하고 있다. 조직 역량 향상을 통해 기업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혁신의 수단과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 중 어떤 것도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의 특성에 맞는 혁신의 방법을 잘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점에서 사회적기업의 혁신 전략은 결국 사람과 조직문화라고 생각한다. 경쟁우위전략이나 시스템 기반의 혁신 전략은 사회적기업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을 살펴보면 기업별로 사회적기업에 맞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취약계층 고용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사회적기업들은 최고 경영자와 신입 직원의 보상 정책을 과거 몬드라곤 협동조합 초기처럼 3:1로 유지하고 있다. "문화로 놀이짱"은 '생활문화공동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서로 삶의 토대를 만들어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지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시 낭독, 아침체조를 했고, 최근에는 9시 영화관을 만들기도 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업무 대신 제작학교를 하기도 한다. "공공미술프리즘"은 <알아서나누자>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주간 공유하고 싶은 이슈나 문화, 읽은 책들을 읽는다. 또 <무빙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구성원이 직접 제안하여 다양한 공연을 보거나, 타회사를 방문하여 인터뷰하고, 한강에서 치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시지온"은 분기별로 <플레이샵>을 모든 구성원과 함께 다녀온다.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 등을 토론하기 보다는 놀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1년에 한번은 글로벌 워크샵도 다녀온다. "트리플래닛"은 <스파키(SPARKY)>라는 문화위원회를 다른 소셜벤처와 함께 운영해 매달 다양한 워크샵과 이벤트를 열어 구성원간의 동질감을 높이고, 상호존중하는 행복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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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귀히 여기고, 철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기도 하고, 개인을 존중하고,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고민하는 조직문화. 이것이 사회적기업 조직문화의 특성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기업은 소셜미션,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조직운영의 민주성, 협력과 연대라는 가치 등 일반적인 영리기업의 조직문화와는 다른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전략과 실행이 더욱 어렵다. 하지만 조직과 사람의 성장만이 유일한 혁신의 동력이고, 미션과 가치, 협업과 연대를 중요시하는 사회적기업에게는 조직문화 혁신이 지속가능전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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