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게 있는데요] 곰돌이 푸 좋아하세요?

여러분, 노란색의의 귀여운 얼굴과 푸근하게 튀어난 아랫배, 꿀단지를 좋아하는 곰돌이 푸 다들 아시죠? 저도 어릴적 정말 좋아하던 캐릭터였는데요. 이 곰돌이 푸가 작년에는 ‘피와 꿀’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살인마로 등장하는 영화가 개봉했었습니다. 영화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엄청난 혹평을 듣는 폭망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친구 곰돌이 푸가 살인마라니...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저작권에 있었습니다. 미국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최초 발행일로부터 95년 또는 저작자 사망 후 70년까지 보호되는데요. 디즈니가 곰돌이 푸의 저작권을 공표한 게 1926년으로 95년이 지난 2021년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 되었고 2022년부터 디즈니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곰돌이 푸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오호라! 그럼 디즈니의 탄생과 현재를 있게 한 미키마우스도 저작권 보호기간이 2024년으로 얼마 안 남았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는 마구 써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상표권으로 해석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몇 해 전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가 모든 서점에서 사라졌던 일 기억하시나요? 어린왕자는 저자인 생택쥐베리가 1944년에 사망하여 70년이 지난 1995년에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되어 누구나 번역하여 출간할 수 있었죠. 그런데 어린왕자 작품 자체가 아닌 생택쥐베리가 그린 삽화와 ‘어린왕자’ 한글 제호, ‘Le Petit Prince’라고 필기체 프랑스어로 병기한 제호 등이 담긴 책은 상표권 도용의 소지가 있다고 하여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작권과 상표권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미키마우스이야기인대요. 파라과이 버거킹은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미키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내놓습니다. 햄버거 번에 미키마우스의 옆모습이 찍힌 귀여운 햄버거였죠. 당연히 버거킹이 미키마우스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디즈니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내놓은 제품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바로 파라과이 로컬기업인 ‘미키’와 손잡은 제품이었죠.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파라과이의 ‘미키’라는 브랜드는 1935년에 만들어졌고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는 그보다 빠른 1928년입니다. 그렇지만 당시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캐릭터의 이미지 저작권을 정면 얼굴만 신청했고 파라과이의 ‘미키’는 측면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신청합니다. 디즈니는 소송을 걸었지만 1993년 파라과이 대법원은 정면이미지의 쥐와 측면 이미지의 쥐는 다르다며 파라과이 기업 ‘미키’의 이미지 사용이 문제없다고 판결하였습니다.
 
우리 활동가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 홍보를 위해 여러 이미지, 폰트, 문구 등을 사용하고 있잖아요? 알면 알수록 아리송한 저작권과 상표권. 꼭! 잘 확인하고 알아보고 사용하는 거 잊지 마세요!
 
에디터: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