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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있는데요] 까마귀 도적 물고기를 아시나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4/26
첨부 조회 3478

까마귀 도적 물고기를 아시나요?


 

궁하! 궁금한 게 있는데요, 에디터 K입니다.

4월의 궁금증은 오징어입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오징어게임을 아시나요? 저도 기훈이(배우 이정재 분)에게 이입해 딱지치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게 말이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눠 볼 이야기 주제는 ‘오징어’입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한자어에서 유래한 오징어는 烏(까마귀 오)/賊(도둑 적)/魚(고기 어)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까마귀에게 해가 되는 도적 같은 물고기’라는 뜻을 지닌 오적어는 발음 편의상 오즉어와 오증어를 거쳐 오늘날의 오징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오징어는 까마귀에게 무슨 짓을 하였는가. 손암 정약전 선생께서 지은 <자산어보>라는 책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전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이것을 보고 죽은 줄 알아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잡아가지고 물속에 들어가 먹으므로 오적(烏賊)이라 이름지었는데,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는 명나라 시대 출간된 남월지라는 책에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첫째, 오징어와 까마귀는 만날 수 없습니다. 종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오징어는 살오징어라는 종으로 평균 24~27cm 크기에 대개 100~500m 사이의 수심에서 생활합니다. 까마귀가 100m 까지 잠수 할 수 있다면 둘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둘째, 오징어와 까마귀의 먹이 습성입니다. 오징어는 작은 물고기, 새우, 게 등을 주먹이로 합니다. 까마귀는 쥐, 벌레, 알곡 등을 주먹이로 하고 있습니다. 까마귀가 오징어를 잡으러 바다에 갈 일도, 그 까마귀를 잡아먹을 오징어도 찾아보기 힘든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까마귀 도적 물고기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아직 정설로 정리된 것은 없지만, 중국에서는 烏(까마귀 오)/魚(고기 어)/卽(곧 즉)/魚(고기 어) ‘검은 먹물을 품고 사는 물고기’로 표기했으나 이후 발음이 비슷한 賊(도둑 적)으로 표기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오징어 먹물로 쓴 글씨는 한 해가 지나면 희미해져 채무가 사라졌다는 일화에 근거해 도둑 같은 물고기라는 설도 있습니다.

 

여러 정황 상 오징어가 까마귀를 즐겨 사냥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단어 하나에도 참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도 수많은 이야기로 채워 가실 줄 압니다. 오징어 먹물로 써 흐릿해지는 기억 말고 가슴에 아로 새겨질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운이 좋아 여러분을 만나게 되면 이 글을 읽은 ‘오늘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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