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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활동사례 자료집]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점검 모니터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박종순 연대사업팀장 인터뷰) 상세정보
[공익활동사례 자료집]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점검 모니터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박종순 연대사업팀장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1/26
첨부 조회 1479

 

우수 공익활동 사례 톺아보기 1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점검 모니터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2019 협동상)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박종순 정책팀장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다.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 단면이다. 2018년 쓰레기 산 사태 이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던 일회용품 줄이기가 방역과 위생이라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식당이나 카페와 같은 업소에서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일회용품 사용 경각심의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장례식장이다. 장례식장은 많은 일회용품, 그중에서도 플라스틱 식기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배출하는 업소다. 지난해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하 청주충북환경련)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충북 내에서 영업 중인 장례식장 47곳 중 44곳이 90% 이상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연간 장례식장 한 곳에서 사용하는 밥공기와 접시가 각각 72만 개, 144만 개다. 전국적으로 보면 일회용 합성수지의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장례식장은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방문하는 곳은 아니지만, 배출량 자체는 간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러한 환경련의 조사 결과는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보도되었다. 특히 구체적인 조사와 수치에 기반한 문제 제기, 이해당사자인 장례 업주 의견 청취, 정책 대안 제시까지 충실하게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청주충북환경련 박종순 정책팀장을 만나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점검 모니터링> 사업의 성과를 되짚어보고, 지역 환경운동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Q. 과다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전 지구적 환경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환경련이 지역 내 장례식장의 1회용품 사용에 문제의식을 느껴 모니터링을 기획하고 추진한 배경은 무엇인가

장례식장에 방문할 때마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그릇과 접시, 숟가락 등이 모두 일회용품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얼핏 생각해도 한 장례식장에서 한 번의 장례를 치루는 데에만 수많은 일회용품 쓰레기가 발생한다. 실제 통계를 파악하니 우리나라 일회용 접시의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되었다. 과거엔 장례식장에서도 다회용품을 사용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두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다시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쓴다면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이었다. 이를 위해서 먼저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모니터링이라는 방식으로 활동을 추진했다.

 

Q.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의 환경운동 단체에서도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관련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에 특별히 장례시작 일회용품 사용 문제를 조명한 이유가 있나

환경운동 분야에서 일회용품 문제는 오래전부터 관심 영역이었다. 특히 2018년 발생한 ‘쓰레기 대란’ 이후 플라스틱 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시민들도 어느 정도 인식했다. 쓰레기는 점점 늘어나지만, 재활용과 같은 처리는 한계가 있고 그로 인해 ‘대란’이 발생하자 비로소 시민들도 그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재활용하면 된다고 생각해왔는데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당장 쓰레기 산이 생기고, 실제 재활용 수치는 10%도 되지 않아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되어 환경에 큰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회용품 문제의 핵심은 재활용과 같은 처리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배출량의 문제다. 특히 청주 지역은 소각장 문제와 결부되어 더 큰 관심을 두었던 것 같다.

 

Q.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외부 플랫폼(충북사회혁신플랫폼)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재정적인 부분에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모니터링을 진행하려면 조사원들의 인건비가 필요한데, 사업비를 지원받아 인건비는 물론이고 토론회 개최 비용에도 활용하여 사업이 더욱 효과를 낼 수 있었다.

 

Q.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최종적인 목표는 장례식장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용자나 장례식장 업주 등 당사자가 전환화는 과정에서 실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포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이를 위한 정책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Q.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특별하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다만 모니터링 조사원이 장례식장 담당자들을 만나 일회용품 사용 중단과 관련하여 상담하는 과정에서 인식 차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현실에서, 자신의 사업장에 굳이 찾아와 다회용품 전환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이 달갑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다.

 

Q. 모니터링 활동을 비롯하여 세미나 등 ‘장례식장 일회용품’ 문제에 언론이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의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모두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지점을 실태조사가 정확하게 드러내었고, 그 결과에 많은 시민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사회문제, 특히 환경문제 중에는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례의 경우 그 문제에 대해 비교적 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피해를 보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점도 유효했던 것 같다

 

Q. 다회용품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 등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업체에서 전환에 난색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회용품을 사용하는 실제 사례가 있었나

충청남도 홍성과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각각 마을협동조합,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다회용품을 사용한다. 일회용품 구매비, 쓰레기 배출에 따른 비용 등을 고려하면 다회용품 사용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었다. 모니터링을 위해 도내 장례식장을 조사했을 때는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로 비용 절감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 다회용품을 사용 중인 이곳에서는 반대의 대답이 돌아온 것이다. 특히, 홍성의 경우 충북 지역에서도 당장 적용 가능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에서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상주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협동조합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일을 돕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추가적인 소득이 돌아오고, 자신들의 사업체를 직접 관리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서비스 질도 높아졌다고 한다. 다회용품을 사용할 때 조문객이 받는 만족도, 쓰레기 배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고려하면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Q.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점검 모니터링 사업 추진 과정과 성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해본다면 어떤가

기존에 관에서 조사하지 않았던 도내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실태를 파악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를 통해 바꿀 수 있고, 바꿔나가는 첫 단추 역할을 한다. 또한 장례식장 업주들이 바꾸기 위해서는 관에서 조례 제정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점도 성과다.

 

Q. 지속가능한 지역 공익활동을 위해 시민사회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전통적인 운동 방식만 고집하지 않고 새롭게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시민단체는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지가 있다면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지역 사회에 의미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재정적 측면에서 충북사회혁신플랫폼과 같은 외부의 공익활동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과거보다 점차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환경운동은 지속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

Q. 지역에서 공익활동을 계획 중인 활동가, 혹은 공익활동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제안하거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공익활동은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내가 불편하고 바꿔야 한다고 느끼는 작은 것들을 먼저 포착하자. 어떤 이에겐 채식 모임을 꾸리는 일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작지만, 꾸준히 해야 할 것을 찾아서 활동하면 된다. ‘공익’이나 ‘사업’과 같은 거창한 말에 주눅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인터뷰 충북NGO센터 김동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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