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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의 돈키호테- 희망자치 정책포럼 1차 우정욱 시흥시 공보담당관 상세정보
시흥시의 돈키호테- 희망자치 정책포럼 1차 우정욱 시흥시 공보담당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11/20
첨부 조회 3223
시흥시의 돈키호테
-희망자치 정책포럼 1차 우정욱 시흥시 공보담당관-
 
2013년 11월 19일 (화) 16:43:46 [조회수 : 161] 김창훈 ilovek815@gmail.com
 
 
지방자치 어디쯤 와 있고 어디로 가야 하나?
군사정변 때문에 폐지된 지방자치가 다시 부활한 것은 1995년 이었다. 이제 지방자치도 성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쉽사리 우리 나라의 지방자치가 성숙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나 알다시피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핵심중의 하나다. 내년에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는 사람들은 많아도 좋은 지방자치를 고민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사회디자인연구소와 희망자치 전국연대는 공동으로 희망자치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 날 정책포럼에는 우정욱 시흥시 정책공보관을 모시고 ‘지방자치 어디쯤 와 있고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타이틀의 공개 강연을 가졌다.
 
지자체가 아닌 지방정부!
우정욱 공보관은 불경인 반야심경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청중에게 질문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반야심경은 그의 해설에 의하면 ‘마하반야바라밀타심경’의 줄임말이다. 그 한자의 뜻은 무한히 큰 지혜를 자신의 배에 싣고 저 높은 언덕으로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스님의 본연의 업은 이런 지혜를 중생과 같이 나누며 이상을 향해 정진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아주 소수의 스님은 높은 이상의 언덕을 수고스럽게 올라가기 보다는 그냥 사찰의 편안한 삶을 더 추구한다. 그런 스님들이 있듯이(스님 만이 아닌 모든 종교인가운데 이런 분들이 있다) 공무원도 원래는 지방의 시민들을 모시고 높은 곳을 향해야 하는 그런 존재이지만 법으로 보장되는 직업공무원제하에서 그 자리의 달콤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는 일갈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주간의 단식투쟁을 통해 얻어 낸 소중한 제도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우 담당관은 안타까워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지방정부입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정당한 지방정부의 위상을 가질 때 한국 지방자치제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지방자치?
지방자치제도는 왜 필요한가? 사실 지방자치가 민주주의를 밑에서부터 지탱하는 제도라고 제도권교육에서 배우기는 하지만 왜 그런지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에 관련한 일반 사람들의 풀리지 않는 궁금증에 대해 그는 두 가지 답을 준비해 두고 있다. 하나는 행정학에서 말하는 티부(Tiebout) 모형이다. 티부모형에 따르면 만약 국가가 생산하는 공공재가 전국에 균질하게 펼쳐진다면 시민은 자신에게 맞는 지방을 선택할 것이고 국가의 자원으 보다 효율적으로 국민의 삶을 증진시키는데 사용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개발이다. 그의 말을 직접 인용해 보자. “아무리 훌륭한 통치자라도 자기 혼자 국가전체를 통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다시 유방과 항우가 대결하는 초한지의 예를 든다. “항우는 역발산의 힘과 부하와 동락하며 유방과 싸웠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직접 참가하는 전투만을 이기는 것이었고 유방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동일한 권한을 주어 결국은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는 힘의 분산 즉 지방정부에 의한 자치가 효율적이고 유능한 국가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설파한다.
 
세제개혁이 곧 혁명
그는 ‘세제개혁이 곧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방세 세목이 11개인데 그 세목대로는 언제나 세수부족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그는 지도자의 지방자치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다.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대통령은 종부세는 100% 지방에 교부하라고 했습니다. 몇 년에 걸쳐 약 5조원이상의 돈이 지방에 내려 왔죠. 엄청난 재원입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평균 1조5,469억원 총액 6조1,879억원이 교부되었다.
 
세수의 신장성을 제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는 아무리 지방정부가 잘해도 세수를 늘릴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시흥관내에서 거두어 들이는 1조4천억 중 시흥시에 들어 오는 것은 2천 5백억뿐이라고 말한다.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5할 자치에 비교하면 한국은 2할 자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제로부터 다시 시작해라
제로베이스(영기준예산)에서 예산을 다시 짜라’ 그의 강연에서 자주 강조한 표현이다. 이전의 예산편성을 고려하지 않고 새해 예산을 다시 편성하는 제도를 제로베이스(영기준)예산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친절하게도 그는 “제로베이스 예산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이유는 지방정부의 각 예산에는 수 많은 이익단체가 들러 붙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산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 그는 여러 사례를 들었다.
 
시화공단에 있는 기업들의 대출금리를 보전해주는 사업이 있었다. 시청에 처음 가서 직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데 그 직원은 당연히 이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예산은 한 해 56억이나 되는 지방정부로서는 큰 돈이었다. 그 직원에게 물었다. ‘이 예산이 언제부터 집행되는 겁니까?’ 담당자가 대답을 못 합니다. 이 예산은 IMF 시절에 은행금리가 25%까지 막 치솟을 때 당시의 급박한 위기를 기업들이 넘기도록 정부가 2% 이자로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다. 이 60억에 가까운 돈이 해마다 아무런 정당성 없이 낭비되고 있었다. 지금 현재 금리가 4% 언저리에 지나지 않는데 담당 공무원은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이었다. 이 예산 편성을 개혁하자 시화공단의 많은 사장들이 찾아와서 “저 죽일 놈 잡아라”라고 협박당했던 일화를 말하며 우정욱 정책공보관은 쓴 웃음을 지으며 담담히 말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당시 시흥시 방송국은 프로그램을 외주위탁하고 있었다. 1년에 1억8천만원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로그분석실태 파악을 시켰다. 다 합해서 1,000명 남짓만 방송국에 들어 왔었다. 지난 6년간 외주용역에 들어간 돈은 총 10억이었다. 외주 용역업체에게 공무원은 어마한 이권을 주는 존재였다.
 
모든 예산에는 이익단체가 포진해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정부의 매칭방식의 지원이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여기서 박물관 지을래요? 그러면 국가 40% 도 20% (지방도시) 여러분은 40%만 맡으세요. 정부가 나서서 이러면 거부할 지방공무원이 있을 수가 없어요”
정부에서 보훈회관 사업에 지원하겠다고 말하면 시에 변변한 도서관, 웬만한 박물관 하나 없어도 거부할 수가 없다고 한다. 정부발표와 함께 보훈단체가 빨리 지으라고 외치기 시작한다. 여러 사례를 듣고 있자니 한국에서 참된 지방자치의 길은 아주 먼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생각도 내가 행동도 내가 평가도 내가?
우정욱 공보관은 지방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을 ‘구상, 실행, 평가의 주체’가 동일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일반적인 회사나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분리되어 수행되어야 할 3 가지 기능이 동일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조직의 기능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연초에 상부에 내는 구상기획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것만 적는다. 여기에 대해 누구도 뭐라고 말하지 않는다. 연말 평가에 그 업무를 평가하는 주체 역시 동일하다.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실패의 확률도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그런 사소한 모험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100% 가능한 목표만 설정하고 수행한다. 그는 “여기에는 인사문제가 얽혀 있다”고 말한다.
부서장이 직원평가를 해요. 거의 절대적 권한을 갖죠. 그 다음 국장이 평가하죠. 국장들이 모여서 배수로 조정합니다. 그리고 시장에게 추천하죠. 그러면 여기서 뽑히는 사람은 시장이 선택한 것인가요? 아니면 공무원 조직에서 추천한 겁니까?” 이 부분에서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머리 없는 조직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정부 공무원조직은 구상, 기획하는 능력이 전혀 필요 없는 특이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한 조직은 자신이 집행하는 업무가 왜 존재하는 지를 묻지 않는다. 작은 소도시에서 한해 60억을 지출하는 예산에 대해서도 아무런 호기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런 무기력한 직원은 내부 인사시스템에 의해 보호받는다. 예산집행만 빈틈없이 하면 업무를 100% 완수하게 된다. 이 직원은 부서장에 의해 좋은 평점을 받고 그 평점은 국장의 평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해서 무기력한 조직은 스스로 자기 완결적인 시스템으로 보호받는다.
 
첫 번째 달걀
그는 말한다. “이 모든 것을 개혁하는데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합니다”
보궐 선거로 들어선 김윤식시장의 권고로 지난 3년간을 시흥시정 개혁을 위한 총대를 그에게 메달라고 부탁했다. 밤 늦게 걸려 오는 협박 전화 등은 우 담당관에게 일상사가 되었을 정도로 공무원조직을 위한 개혁은 험난한 길이었다.
 
우정욱 정책공보관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매우 의미 심장한 코멘트였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불가능하다고 하잖습니까?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계란이 바위가 깨지기 직전의 달걀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바위는 깨지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이 마지막 달걀이 돼서 명분도 실리도 모두 챙기길 바라죠. 우리 모두가 마지막 계란이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 놓고 바위로 돌진하다 보면 언젠가 그 바위는 깨질 겁니다”
 
보궐 선거에 나선 김윤식시장에게 이끌려 급하게 들어간 지방정부에서 그는 돈키호테를 자임하고 조직의 관성이라는 풍차와 싸웠다. 그리고 주위의 압박과 조소를 이겨내고 유의미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다고 다들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을 놓지 못하는 것은 바위를 향한 처음 달걀이기를 마다하지 않은 우정욱 공보관같은 사람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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