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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봉의 에세이] 활동가로 살아가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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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로 살아가기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실무자를 활동가라 부른다. 민주주의 운동의 역사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양심의 외침에 따라 행동한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활동가라 불렀다.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사회구조에 맞서 헌신한 사람들이다. 활동가는 현재에도 시민들의 참여공간을 넓히고 공익을 위해 묵묵하게 자기의 길을 가며 시민사회단체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다. 나는 활동가들이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어려운 살림살이를 이유로 다른 곳으로 옮겨 가지 않고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고, 헌신적인 활동이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5년 충북NGO센터에서 실시한 충북지역NGO활동가 직무환경 및 활동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월소득 150만원 이하가 48.6%를 차지하고 있고 조사 대상 중 41.6%의 활동가들은 현재의 소득으로 생활이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올해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약간의 소득이 오르긴 했겠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재정상황을 감안한다면 최저임금을 기준을 위반하지 않을 정도의 소득을 받는 활동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예상된다. 하지만 조사에서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많은 보수를 받지는 못하지만 조직과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사명을 실천하면서 얻는 성취감 때문에,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활동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으로 노동의 종말을 예고한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미래사회에서 공장노동보다 공익을 위해 일하는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와 기업이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시민사회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열 명 중 한 명은 NGO에서 일하고 있고 NGO 인력은 미국 내 산업 중 소매와 제조 다음으로 3위에 달하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내 비영리단체의 활동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는 정보처리기관인 국립자선활동통계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NGO는 150만개 이상으로, 국내 총생산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자선단체 및 비영리 위원회는 호주의 NGO가 60만개가 넘고 호주 고용인구의 8%에 달한다고 발표한 자료도 있다. 이처럼 NGO의 영역이 넓어지고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는 5만 여개의 NGO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그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충북NGO센터에서는 올 여름에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NGO체험 연수를 두 달간 진행하고 있다. 4명의 대학생들이 4개의 NGO에서 직무체험을 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NGO에서 일하고 싶다는 계획을 가진 연수자도 있고 다양한 경험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사회에 진출할 청년들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 살아가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보수가 많고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살아가는 것도 괜찮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면서 사는 것도 멋진 인생일 것이다. 인간은 즐거움을 경험할수록, 몰입의 경험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할수록, 그리고 더 큰 가치에 봉사하고 기여할수록 행복하다고 한다. 일이 바로 의미 자체인 활동가들은 삶을 살아간다면 직장인들 못지않은 균형 잡힌 삶을 살수도 있을 것이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노동은 생계유지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수고이고, 일은 좀 더 즐겁고 생산적인 자발적 활동이며, 활동은 공동체와 공익을 위해 소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활동가들은 단체에서의 활동으로 생계유지를 위한 수고와 생산적인 자발적 활동, 공익을 위한 소통을 동시에 수행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이에 수긍하지 않는 활동가도 있을 테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활동가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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